하천 범람에 대한 원인과 예측, 해결 방법
양산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제방터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치수(治水), 즉 물을 다스리는 것을 나라의 매우 중요한 사업을 생각해왔는데요. 이는 강이 넘쳐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나는 것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커다란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도 치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하천에 제방과 댐을 건설하고, 하도를 준설하며, 하수관을 정비하는 등 많은 인위적인 변화를 만듭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위적인 변화가 반드시 우리에게 이롭기만 한 걸까요? 이 단원에서는 하천의 인위적 변화에 따른 환경적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더해 도시화가 진척됨에 따라 범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범람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이 하천에 미친 영향
예로부터 인간은 하천을 관리해왔습니다. 제방을 축조하고, 하도를 준설하며, 운하를 건설하고 보나 댐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하천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인공 제방 축조는 물을 수로에 가두기 위한 것이며, 흔히 수로 정비 작업, 즉 구불구불한 수로를 펴는 작업을 수반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건설된 제방의 주변에 범람을 줄이고 유휴 부지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늘어난 유량과 유속으로 퇴적물의 운반 응력이 상승되면서 상류 지역에는 토양 유실을 하류 지역에는 과다한 퇴적물 퇴적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류 지역에는 농토와 부지 줄어들게 되고, 하류지역에는 하상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범람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인위적인 제방과 퇴적물의 유실로 주변 습지가 사라지며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어 생태계에 커다란 교란이 생기게 됩니다. 하도를 준설하는 것도 인공제방 축조와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하도에 퇴적물이 쌓이면 하상이 높아져 하도가 많은 물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하천 바닥의 퇴적물을 긁어내어 하천의 배수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하도 준설입니다. 이것도 단기적으로는 하천의 배수 능력을 향상시켜 범람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제방 축조 때와 마찬가지로 하천의 유속을 증가시키면서 토양 및 퇴적물 유실, 하류 지역의 지나친 퇴적물 퇴적 그리고 생태계 파괴를 유발합니다. 운하는 물길을 따라 여객 또는 화물 수송이 가능하도록 하천을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방을 튼튼히 하고, 하도를 똑바로 펴야 하며, 바닥을 긁어 내 수심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제방 건설과 하도 준설로 인한 환경적 충격이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 또는 댐 건설은 물을 가두어 가뭄과 같이 물이 부족한 시기에 이용하기 위해 설치합니다. 또 댐을 건설하여 전기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댐 건설은 환경적으로 매우 큰 부담을 가져옵니다. 댐을 건설하면 댐을 중심으로 그 상류 지역과 하류 지역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댐 상류지역은 물에 잠기지 않던 곳이 물에 잠기고, 댐 하류지역은 물에 잠겼던 곳이 말라버려 그때까지 유지되던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특히 하류지역은 물이 말라 버림에 따라 식생이 제거되며 토양이 노출되어 토양 유실이 심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댐이 물을 막으면서 수심이 깊어지고, 산소가 하천 바닥에까지 공급이 어려워져 물의 수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으며, 막힌 물의 순환이 불량해져 부영양화 같은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천에 인위적인 변화 삼가하는 선진국
최근 선진국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하천에 인위적인 변화를 삼가고 있습니다. 혹시 하천에 공학적인 변화를 주려면, 그에 따른 다양한 환경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대책과 함께 시행하여야 합니다. 사진은 1971년 완공된 미국 플로리다 주의 Kissimmee 강의 C-38 운하 모습입니다. 이 운하 건설 이후, 많은 습지가 사라지고, 이에 따라 야생 동물의 수가 급감했으며,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피해 때문에 당국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도로 운하를 메웠습니다. 운하가 메워진 후 빠른 속도로 습지와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 동양 최대의 저수량을 자랑했던 소양댐의 모습입니다. 소양댐으로 인해 그 상류 수몰지역의 4,600세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였으며, 2,700ha의 논밭이 사라졌습니다. 이 댐의 건설로 하류 지역의 홍수 조절에는 기여하였지만, 많은 비에도 수문을 열지 않아 상류 지역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호수로 인한 주변 도시에 자주 끼는 안개 때문에 기관지 계통의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도 상존하며, 양구와 같은 도시는 소양호에 의해 길이 차단되면서 춘천에서 3시간 넘게 걸려야 도착할 수 있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진은 세계 최대의 댐 참사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 바이온트 댐의 붕괴로 쏟아진 물에 의해 폐허가 된 론가로네 마을의 모습입니다. 바이온트 댐은 무솔리니 정권에서 기획되었지만 중단되었다가 다시 추진되어 1959년에 완공된 높이 262m, 두께 27m의 초대형 댐으로 지질학적으로 불안정한 석회암 지역에 건설되었습니다. 이 댐의 건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였으나 정부는 이들을 좌익으로 몰아 탄압하며 공사를 강행하였습니다. 댐 건설 이후 수많은 지진들이 보고되었으나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해 묵살하였습니다. 마침내 1963년 10월 9일 2,286mm의 집중 호우로 댐 위쪽의 Toc 산에 사태가 발생하여 어마어마한 양의 암석들이 갑자기 호수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이 사태로 댐의 물이 넘쳤고, 이 물과 진흙이 섞여 200m 높이로 순식간에 하류 쪽을 휩쓸었습니다. 이 사고로 2,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이 넘쳐 그 아래를 휩쓸어 파괴하는 데는 6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강 사업이라는 것을 통해 하천에 대대적인 변경을 꾀했습니다. 범람원에 여러 시설과 도로를 설치하고, 보를 건설하고, 하도를 정비하는 등 각종 인위적 공사를 단행한 것입니다. 여기 사진에서 보듯 이 사업으로 인해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질이 악화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대구 달성군 도동 나루터에서 촬영된 낙동강의 녹조 현상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달성보가 만들어진 후 녹조가 심해졌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범람의 재발 빈도 예측
하천의 범람을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지만, 규모에 따른 재발 빈도를 살펴봄으로써 대략적인 예측은 가능합니다. 재발빈도란 주어진 규모의 범람이 얼마만큼의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는가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여기 오른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초당 12,000㎥의 유출량으로 인한 범람의 재발 빈도가 10년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2011년에 그만한 규모의 범람이 있었다면 그 10년 후인 2021년 즈음에 같은 규모의 범람이 또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이와 같은 재발 빈도는 주어진 하천에 대해 꾸준한 유출량 측정 자료가 축적되어야 평가가 가능합니다.
도시화와 범람의 관계
현대 사회는 도시화의 시대입니다. 인구는 점점 밀집되고 도시는 점점 커집니다. 그렇다면 이 도시화와 범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여기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 범람 빈도는 증가합니다. 그 이유는 포장면적의 증가로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고 직접 하천으로 유출되는 양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도시화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만일 상업이나 공업 지역과 같은 포장면적이 늘어나는 방식이 아니라, 잔디가 늘어나는 주거 용지가 증가하는 방식의 도시화는 오히려 범람의 빈도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재발빈도가 큰, 즉 대규모의 범람은 도시화의 진행에 무관한 발생 비율을 보여줍니다.
범람 대책
범람에 의한 피해를 줄이려면 범람원 사용을 규제하고, 보험과 같은 보장 제도를 확충하며, 범람 지도를 작성하여 범람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범람 상황에 대비하여 생필품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그림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필러피 시를 관통하는 타이거트 밸리 강을 중심으로 하는 범람 지도입니다. 이 지도를 보면 하늘색의 범람기가 시작될 때는 지도 중심부의 좁은 지역의 일부 도시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노란색에 해당하는 소규모의 범람이 일어나면 추가로 지도 중하부의 도시 일부가 물에 잠기며, 중규모의 범람이 일어나면 주로 강의 동쪽에서 강을 따라 길게 침수가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이 지역에 대규모 범람이 발생하면 강의 양쪽으로 강을 따라 상당히 넓게 침수가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범람 지도는 범람의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 지역까지 영향권에 드는지 미리 알 수 있어서 강수량과 하천의 유출량 등에 따라 미리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해 심각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표는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역사상 최악의 범람들을 정리한 것으로 중국에서의 범람 피해가 어마어마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역사상 최악의 범람 1위인 1931년 중국의 범람은 무려 250~370만 명의 사망자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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