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의 개념과 역할

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의 개념과 역할
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의 개념과 역할

지표 부근에서 암석은 잘게 부서지고 깎여나가며, 부서진 조각들은 다른 곳으로 운반되어 쌓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주로 태양에너지와 중력 에너지가 하는 일입니다. 풍화, 침식, 운반 및 퇴적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풍화의 개념

풍화, 즉 Weathering이란 지표 부근의 환경에서 지구 구성물질들, 특히 암석이 이 환경 조건에 따라 분해 및 재구성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분해되는 물질들은 암석, 유기물 또는 기타 고형 물질들로 현재 놓인 환경과는 다른 환경에서 생성되어 궁극적으로는 불안정한 물질들이며, 지질학에서는 주로 암석의 분해를 풍화라 지칭합니다. 풍화를 통한 고형 물질의 분해는 단순 기계적인 부서짐과 함께 화학적인 반응을 통한 분해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전자를 물리적 또는 기계적 풍화라 하고, 후자를 화학적 풍화라 합니다. 이 둘은 많은 부분 무기적으로 진행되지만 적지 않은 양은 생물의 활동을 통해서도 이루어집니다. 그럼 물리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물리적 풍화란 물리적인 힘 또는 기계적인 작용을 통해 물질을 부수거나 깨뜨리는 작용입니다. 물리적 풍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온도 변화, 동결, 압력 변화, 수류 작용, 광물 성장 및 기타 생물에 의한 작용 등이 있습니다. 온도 변화는 물질들의 온도에 따른 신장 수축의 차이로 인해 깨지거나 부서지게 합니다. 동결, 특히 물의 동결로 인한 부피의 증가로 틈 사이가 벌어지면서 깨집니다. 압력 변화는 본래 만들어진 환경보다 압력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물질이 팽창하면서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갑니다. 수류는 틈에 공기를 가두었다가 후에 이를 팽창시켜 틈을 벌립니다. 벌어진 틈과 같은 빈 공간에서 광물이 성장하면 이 광물 성장의 힘으로 틈을 더욱 벌리거나 쪼갭니다. 생물에 의한 물리적 풍화는 예를 들어 이끼 등이 바위 표면에 붙어 수분을 유지하여 이 수분에 의한 물리적 풍화를 유발하거나 식물의 뿌리 등에 의해 틈이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물리적 풍화가 진행되는 것들을 말합니다. 이 그림은 동결에 의해 암석이 어떻게 쪼개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쐐기 모양의 벌어진 틈에 물이 차고, 이 물이 얼면 부피가 증가하면서 틈 양쪽의 암석을 밀어내 쪼갭니다. 아래는 실제로 이와 같은 동결 쐐기 작용에 의해 깨진 암석을 보여줍니다. 그 옆의 사진은 식물의 뿌리가 돌 틈으로 파고 들어가 성장을 하면서 암석을 쪼개는 장면과 암석의 깨진 틈으로 나무가 자라면서 암석을 쪼갠 장면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미국 Zion 국립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암석 낙하 사진입니다. 이 암석 낙하는 동결 쇄기 작용에 의해 암석이 깨지면서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진은 미국 Yosemite 국립공원의 화강암이 그 외형을 따라 얇게 쪼개져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을 박리(Exfoliation)이라 하는데, 지하 깊숙이 있던 화강암이 지표에 노출되면서 압력이 제거되어 팽창하면서 일어나는 물리적 풍화현상입니다. 이 사진은 미국 Guadalupe 산맥 국립공원에서 식물의 뿌리가 암석의 틈으로 파고 들어가 쐐기 작용을 일으키면서 물리적 풍화를 일으키는 모습입니다.

화학적 풍화의 개념

화학적 풍화는 화학 반응을 통해 물질을 분해하는 것인데, 여러 반응 매질을 통해 진행될 수 있으나 지표에서는 대개 물을 매개로 진행됩니다. 화학적 풍화를 일으키는 반응들로는 용해, 가수분해, 산화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몇 가지 풍화 반응들이 있지만 이 세 가지 반응을 통해 주로 화학적 풍화가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굳은 암석들은 약해지고 부서지게 됩니다. 이 사진은 펜실베니아 스테이트 칼리지 도로변에 노출된 오르도비스기의 비교적 신선한 석회암과 풍화된 석회암을 보여줍니다. 오른쪽의 노드를 보면 층간에 움푹 들어간 것이 보이는데, 이는 석회암을 구성하던 탄산염 광물이 선택적으로 화학적 풍화를 통해 용해된 결과이며, 암석의 깨진 틈을 따라 토양이 채워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토양이 약간 붉은 것은 화학적 풍화 산물인 산화철의 존재 때문입니다. 이 사진은 영국 모레이 지역의 풍화된 화강 압입니다. 화학적 풍화에 의해 원래 암석의 특징이 많이 지워져 있습니다. 이 풍화 단면에는 많은 카올리 나이트 류 광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화강암을 구성하던 장석류가 가수분해를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물리·화학적으로 풍화된 물질들은 쉽게 침식되고 운반되어 적절한 장소에 퇴적되게 됩니다. 이 작용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침식, 운반, 퇴적의 개념

침식(Erosion)은 지표 부근의 물질들이 중력이나 유체의 힘에 의해 제거되는 현상입니다. 풍화에 의해 생성된 미고결 물질들은 훨씬 쉽게 제거될 수 있기 때문에 침식당하는 것은 주로 이런 풍화 산물들이지만, 드물게 풍화되지 않은 물질들도 침식될 수 있습니다. 침식당한 물질들은 원래 있는 곳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데 이를 운반이라고 하고, 운반되는 물질들을 짐(load)이라고 합니다. 짐은 바닥에 끌리거나 구르거나 튀어서 운반되는 밑짐, 뜬 채로 운반되는 뜬 짐, 그리고 녹아서 운반되는 녹은 짐으로 구분됩니다. 유체의 운반력이 감소하면 어느 순간 바닥으로 내려앉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든지 과도하게 녹은 성분들은 침전되어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가라앉아 쌓이는 것을 퇴적, Deposition 또는 Sedimentation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침식-운반-퇴적은 서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일련의 지질 현상입니다. 침식-운반-퇴적 작용을 하는 유체는 크게 유수, 바람 그리고 빙하가 있습니다. 유수는 빗물을 위시해서 하천수 및 강수 그리고 해수를 포함합니다. 유수의 침식 및 운반 능력은 유체의 유속, 점도 및 밀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들 유속, 점도 및 밀도가 어떻게 짐을 움직이고 운반하고 가라앉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전문서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에스토니아 룸 무의 언덕인데, 빗물에 의해 침식된 모양을 잘 보여줍니다. 여기 이 그림은 소위 휼스트롬 도표라 부르는 것으로 유속과 침식-운반-퇴적되는 짐의 입자 크기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그림에서 두 개의 곡선이 그려져 있고 이 두 곡선이 침식, 운반, 퇴적이라는 세 영역으로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쪽 곡선보다 낮은 영역에 해당하는 유속과 입자 크기를 가지면 퇴적되어야 하며, 위쪽 곡선보다 높은 영역의 유속과 입자 크기를 가지면 침식된다는 뜻이고, 그 중간에 해당하는 유속과 입자 크기를 가지면 운반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먼저 아래쪽 곡선을 보면 유속이 증가할수록 더욱 커다란 짐을 침식해서 운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지면 낮은 속도로도 운반할 수 있지만, 위쪽 곡선이 나타내듯이 일단 퇴적된 입자들을 다시 띄워 침식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입자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높은 속도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는 입자가 작아지면서 서로 보다 잘 엉겨 마치 큰 입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유수의 점도와 밀도는 뜬 짐 및 녹은 짐의 양에 따라 결정되며, 이들에 비례해서 침식력 및 운반력도 증가하게 됩니다. 폭우가 내린 날 뜬 짐을 가득 가진 흙탕물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때는 평상시 하천 바닥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던 비교적 큰 돌덩이들도 하천에 휩쓸려 내려가는 일이 생깁니다. 이것은 물론 유속이 평상시보다 빨라서이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뜬 짐으로 인해 높아진 밀도와 점성으로 더 큰 침식, 운반력을 갖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은 물에 의해 운반되는 밑짐과 뜬 짐 그리고 녹은 짐을 나타냅니다. 녹은 짐은 물에 녹아 있어 눈에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에 의해 운반되던 짐이 퇴적되어 쌓인 후 굳어지면 퇴적암이 됩니다. 밑짐 및 뜬 짐은 부서진 조각 및 가루들이므로 쇄설성 퇴적암이 됩니다. 이 사진은 나일 강 하구에 발달된 삼각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삼각주는 나일 강이 운반하던 뜬 짐을 퇴적시켜 만든 것입니다. 나중에 이것이 굳어져 퇴적암을 만들 것입니다. 녹은 짐은 침전되어 화학적 퇴적암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녹은 짐의 퇴적은 유속 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들이 아니라 포화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캘리포니아 동부의 Deep Springs Lake가 마르면서 녹은 짐을 침전시키는 모습입니다. 이 침전물은 나중에 암 석화되면 증발 암이 됩니다. 퇴적암의 분류에 대한 내용은 이 강좌의 암석 부분을 참조하도록 하고, 더욱 자세한 것은 해당 분야의 전문서적을 통해 공부하도록 합시다. 바람에 의한 침식-운반-퇴적도 유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물보다 밀도가 훨씬 낮고 그 변화도 적어 주로 속도에 따라 그 능력이 결정되며, 운반할 수 있는 물질의 크기가 극히 제한적입니다. 바람에 의해 운반되는 입자들은 떨어졌다 튀어 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움직이는 일이 매우 흔하며, 이런 이유로 운반 입자들은 일정 높이 이상 오르지 못하게 되어 이 사진과 같은 독특한 침식 지형이 만들어집니다. 바람의 운반력이 다하면 짐들은 떨어져 퇴적되게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퇴적암을 풍성 퇴적암이라 합니다. 빙하는 물이나 바람과는 매우 다른 침석-운반-퇴적 양상을 보입니다. 빙하의 이동은 자체 하중에 의한 소성 변형에 의해 이동합니다. 빙하에 의한 침식 및 운반력은 빙하의 이동 속도와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 사진은 빙하가 운반하는 짐과 그 주변의 퇴적물들을 보여줍니다. 빙하가 운반하는 짐은 빙하 위로 떨어진 것, 빙하의 측면 및 바닥에서 긁어 만들어진 것 그리고 빙하의 틈을 따라 아래로 이동하는 암석 부스러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운반되는 짐들은 빙하가 따뜻한 곳으로 움직여 녹을 때 그곳에 퇴적됩니다. 이렇게 퇴적된 퇴적물을 빙퇴석이라 하고, 이것이 굳어져 된 암석을 빙성 퇴적암이라고 합니다. 빙하가 물러나면 빙하 퇴적물과 빙하에 의한 침식 지형이 남습니다. 빙하 침식 지형의 특징은 뾰족한 산릉, U자 모양의 계곡 그리고 빙하가 끌린 흔적인 빙하 조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빙하 조선은 '빙하에 의해 생겨진 선 모양의 홈'이라는 뜻인데요. 사진은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빙하 조선과 미국 Glacier 국립공원의 빙하 지형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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