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 범람의 개념과 피해
자연재해 - 범람의 개념과 피해
물은 인간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물질이지만, 때론 지나치게 많아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범람입니다. 범람은 너무 많은 비로 물이 넘쳐 일어나는데, 가축과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재산상의 피해도 유발합니다. 자연재해 중 기상재해로 분류되는 범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으며, 최근에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단원에서는 범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범람이란 보통 때에는 마른땅이었던 곳이 물에 잠기도록 물이 넘치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하천, 호수 또는 해수가 너무 많은 물을 받아 물이 제방을 넘을 때 생깁니다. 범람은 하천을 따라 가장 자주 일어나는데, 하천 범람의 경우 하천 상류에서 발생하는 상류 범람과 하류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류 범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류 범람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와서 하천의 배수 능력보다 더 많은 물이 공급되어 상류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람으로 단기간에 좁은 지역에서 일어납니다. 하류 범람은 긴 시간에 걸쳐 계속되는 비로 너무 많은 물이 모여 하류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람으로 장기간 넓은 지역에 걸쳐 일어납니다. 이 사진은 범람의 예를 보여주는 것으로 왼쪽의 것은 1997년 스페인 알리칸테에서 일어난 범람으로 도시가 물에 잠겼습니다. 오른쪽의 사진은 2002년 한강의 범람으로 올림픽대로가 물에 잠긴 것입니다. 범람은 주로 하천을 따라 발생하므로 우선 하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하천의 범람
하천 또는 강은 보통 집수역이라 부르는 한 지역의 주력 배수 수단입니다. 따라서 하천의 배수 능력은 범람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됩니다. 집수역은 해당 하천으로 물이 보이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천은 아마도 육지에서 일어나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 작용의 가장 중요한 매체일 것입니다. 하천의 끊임없는 이러한 지질 작용으로 자연 제방과 사행천이 만들어지며, 좀 더 높은 곳은 깎이고, 낮은 곳에서는 퇴적물이 쌓이면서 지형이 변해갑니다. 하천은 아직도 인간 생활에 중요하게 관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천으로부터 필요한 식수 및 산업 용수를 공급받으며, 주요 운반 수단으로, 레저의 대상으로 사용합니다. 발원지부터 하구까지의 하천 각부의 명칭을 보여줍니다. 여러 개의 하천이 합쳐 좀 더 큰 물줄기를 이루면 흔히 강이라 부릅니다. 이때보다 큰 물줄기에 합쳐지는 하천들을 지류라고 합니다. 하천은 샘과 같은 수원지에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천이 다니는 길을 하도, channel이라고 부르는데 이 길이 반듯한 법은 거의 없습니다. 하도가 구불구불 휘어져 흐르는데 이를 곡류 또는 사행천이라고 합니다. 상류 산악 지역에서는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하천이 자유롭게 곡류를 이룰 마땅한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좀 더 하류로 내려가면 하천이 곡류를 이루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편평한 공간이 생깁니다. 이 편평한 공간은 평상시에는 물이 없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하천으로부터 넘친 물에 잠기게 됩니다. 이렇게 물에 잠기는 편평한 곳을 범람원이라고 부릅니다. 범람원에는 평상시에 물이 얕게 차있는 습지가 있을 수도 있고, 과거 하도였던 곳이 잘려 남아 만들어진 호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호수는 소 뿔 같이 생겼다 해서 우각호라고 합니다. 하천이 마침내 바다와 같은 넓은 물과 만나면 갑자기 너비가 넓어지는데, 이는 마치 관악기의 벨 모양으로 생길 때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하고, estuary라고 합니다. 하천의 세로 단면을 보면 오른쪽 그림과 같이 생겼습니다. 이 단면은 좌우 대칭입니다만, 대칭이 아닐 경우도 많습니다. 평상시에는 하도 내에 물이 흐르다가 범람이 일어나면 이와 같이 물이 넘쳐 범람원을 물에 잠기게 합니다. 이때 운반하던 퇴적물을 하도 주변과 범람원에 퇴적시키는데, 이와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여기 마지막 그림처럼 하도와 범람원 사이에 자연적으로 약간 높은 언덕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자연제방이라고 부릅니다. 하천과 그 주변의 범람원을 좀 더 자세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범람원을 가로질러 하류 쪽으로 곡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 곡류와 평행하게 때로는 작은 하천이 같이 흐를 수도 있습니다. 범람원에는 과거 곡류 하도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하도가 휘게 되면 휘어진 안쪽은 물의 유속이 느려 퇴적이 일어나고 바깥쪽은 유속이 빨라지며 침식이 일어납니다. 휜 안쪽에 퇴적이 일어나 모래톱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사주라고 부릅니다. 휜 안쪽에 퇴적이 일어나고 바깥쪽에 침식이 일어나면서 하도가 휜 방향으로 더욱 휘게 됩니다. 하도가 너무 심각하게 휘게 되면 중간에 끊어지게 되면서 예전 하도가 기존의 하천으로부터 분리돼 우각호를 만들게 됩니다. 범람원에는 하천 퇴적물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충적층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은 인공위성에서 찍은 미국 미시시피 강의 모습인데요. 현재의 곡류와 그 주변의 수많은 예전 곡류의 흔적과 우각호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우각호를 만드는 곳도 몇 군데 보입니다. 범람은 매우 빈번히 일어나는 자연재해입니다. 범람에 의한 피해는 강수량, 배수량, 지형, 범람원 사용 여부, 인구 밀도 등에 의해 그 규모가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많으면 더 큰 규모의 범람이 일어나 피해가 커집니다. 하지만 단순히 강수량이 많은 것보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것이 훨씬 큰 피해를 일으킵니다. 배수량이 크면 웬만큼 큰 비가 와도 범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수량이 작으면 작은 비에도 범람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지형의 기복이 심한 곳보다 넓고 편평한 곳이 범람의 피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약간의 범람으로도 넓은 지역을 침수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범람원에 건물을 짓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범람원을 사용할수록 범람이 일어날 경우 더 큰 피해를 입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용지 면적이 많지 않은 나라에서는 범람원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범람이 일어나면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일수록 범람에 의한 피해도 증가합니다. 이는 범람의 사용 정도가 늘어날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범람에 좀 더 많은 사람과 재산이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범람에 의한 일차적피해, 이차적 피해
범람에 의한 피해는 일차적 피해와 이차적 피해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일차적 피해는 범람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피해로 인명피해, 재산손실, 단전 및 단수, 토양 유실, 수질 오염 등이 있습니다. 이차적 피해는 범람에 의해 일어난 후유증으로 생기는 피해로 질병 또는 전염병 유발, 식량 및 식수와 같은 생필품 부족, 경기 침체 그리고 기타 정신적 피해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7월과 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매년 많은 피해를 입습니다. 특히 2011년에는 7월 달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홍수뿐만 아니라 사태로 인해서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이 해에 범람으로 인한 피해는 최근 10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는데, 서울특별시에서만 이재민 총 34,253명, 사망 22명, 재산 총액 313억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때 전국적으로는 이 집중호우에 의해서만 69명의 사상자와 8명의 실종자 그리고 4,890억의 재산피해가 있었습니다. 사진은 2011년 7월의 집중 호우로 서울 강남 대치동 사거리가 물에 잠긴 모습입니다. 이 호우는 21세기 우리나라 최악의 호우입니다. 2011년 못지않게 그 한 해 전인 2010년에도 추석 연휴 기간에 집중호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광화문 거리가 물에 완전히 잠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범람의 원인, 하천과 범람원의 특징, 범람에 의한 피해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